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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드] 악의 꽃 3-4화 (스포)
    영화•드라마•애니•만화 2020. 8. 9. 09:02

    지난주 1-2화를 재미있게 봐서인지 일주일 동안 즐겁게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악의 꽃 재밌어요'라는 류의 글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클릭했는데, 거기서 본 충격적인 댓글 하나. '이준기가 사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서 누명 벗는 내용 같네요.'. 헉! 뭐야, 나 지금 스포일러 당한 건가? 드라마 티저가 페이크였나? 나 자신이 바보라는 걸 확인 사살당한 느낌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이준기가 사이코패스인가 보다 하고 드라마 속의 소소한 힌트들을 다 무시하고 넘어간 거냐, 나? 그러고 보니 2화 마지막에서 검은 후드를 쓴 남자가 이준기의 옛 동료를 살인할 때 대놓고 얼굴을 안 보여주는 연출을 한다고 생각이 들긴 했었다.

    이미지 출처

     

    tvN 새 수목드라마 "악의 꽃" 이준기-문채원-장희진-서현우, 엇갈린 감정 포스터 4종 공개! 사건��

    [인트로뉴스- 문태주 기자] tvN 새 수목드라마 ‘악의 꽃’에서 이준기, 문채원, 장희진, 서현우 네 명의 엇갈린 감정이 담긴 4종 포스터를 공개했다. tvN 새 수목드라마 ‘악의 꽃’(연출 김철규/ �

    www.intronews.net

    왼쪽 하단은 새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누나

    두 편을 몰아서 정신없이 봤다. 보다 보니, 이준기가 연기하는 주인공이 사이코패스는 맞는 것 같긴 한데, 최소한 최근에는 살인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 헷갈린다. 어렸을 때 동네 이장을 살인하고 도망가서 수배 중이라는데, 설마 이 살인도 하지 않은 것일까? 한드의 특성상 주인공이 완전 악인일 가능성이 높지 않긴 하다. 빠른 전개와 거듭되는 반전 속 인상 깊었던 점 몇 가지 (스포 포함):

    - 김무진 기자를 지하실에 며칠간 감금하고, 심지어 덱스터같이 밑에 비닐까지 깔아놔서 살인이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어라, 경찰이 찾는다고 순순히 풀어주었다. 하지만, 김무진의 비밀이 담겨있는 비디오테이프를 담보로 갖고 있어서 백희성의 납치, 구타를 신고할 수 없게 조치는 취해 둠. 

    - 김무진이 의외로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백기성과 쉽게 같은 편이 되어서 협조를 해주게 된다. 이게 말이 되나? 치가 떨리게 싫고 무섭지 않을까? 물론, 백기성이 여러 정황상 자신이 생각했던 잔인한 살인마는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이다. 

    - 드라마라서 그렇지만, 남편이 연루된 사건을 연속으로 그 부인인 형사가 맡게 되는 것이 너무 작위적이다. 아니, 꼭 부인 관할 지역에서만 사건이 일어나야 하나? 

    - 백기성이 김무진의 아파트에 비디오테이프를 가지러 갔다가 부인인 차지원 형사에게 들킬 뻔 한 장면. 베란다 밖에서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장면에서 오금이 저렸다. 대역 안 쓰고 연기한 것 같은데, 심장 쫄깃했을 듯. (밑에서 도둑이야, 하고 외쳤던 꼬마 아이가 졸지에 늑대 소년이 되어버림. 아이가 많이 억울할 듯)

    - 이 드라마에서는 정말 그냥 흘려들어도 되는 대사가 하나도 없다. 사소한 대화같이 들려도 다 나중에 단서가 된다. 백기성이 아내를 위해 끓여준 누룽지탕이라든지, 택시기사가 증언하러 갔다가 두고 온 텀블러라든지, 왜 저런 말을 하지? 싶으면 다 중요한 내용이었음. 

    - 4화 마지막에서 남편인 줄 모르고 백기성을 쫒아가는 차지원 형사. 둘이 심지어 몸싸움까지 벌이지만, 백기성이 그녀의 시야를 가려서 (그 와중에 다치지 않게 막아주는 자상함은 잊지 않는다;;) 정체가 들키지 않고 넘어가나 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에게 선물로 준 이니셜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현장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걸 보는 차지원 형사의 표정 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설마, 내 남편이 범인? 과연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는 것과 남편이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중 뭐가 더 충격적일까? 

    - 백기성의 친누나 '도해수'역으로 장희진 배우가 나온다. 그녀의 첫 장면이 인상적인데, 피 흘리는 사람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다. 혹시, 누나도 연쇄살인 중? 깜빡 속아버렸다. 영화 촬영 중인 특수 분장사였던 것 -.-;; 차지원 형사가 시누이인 도해수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우리 현수'라고 동생을 지칭하는 것에, 차지원 형사는 그녀에게 동생을 향한 애정이 남아있음을 감지한다. 포스터에 보면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인물인 것 같은데 과연 어떤 반전이 또 있을지 기대감 상승 중.  전에 '아치아라의 비밀'이라는 드라마에서의 연기가 좋았던 배우라, 그녀의 등장이 반갑다. 

    - 백기성은 사이코패스라서 기쁨과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학습해야 하는 걸로 나온다. 그런 그에게 차지원은 사랑의 대상일까? 김무진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그의 아버지의 환영을 물리쳐주는 부적 같은 존재라는 식으로 말을 한다. 백기성의 회상 장면에서 그의 아버지가 몇 번 나오는데 흰자가 안 보이는 검정 서클렌즈를 껴서 엄청 무섭다. 무슨 호러 영화 보는 줄 ㅠㅠ 

    -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준기가 나이 듦이 보여서 약간 안타까웠는데, 회상 장면 중 20대의 모습에서는 정말 20대로 보였다! 이준기가 지금 맡은 배역이 30대 후반이라서 나이 들어 보이게 화장을 한 걸까? 나이까지 연기하는 이준기! 아무튼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배우다. 사이코패스 역할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 

    개인적 감상: 요새 유일하게 챙겨보는 드라마인데, 왜 나는 이런 덱스터 류, 사이코패스 드라마에 자꾸 빠져들까? 평범한 일상 중 잠깐 동안 안전하게 (문 잠그고 이불 뒤집어쓰고) 두근거림을 느끼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제발 내 주변에는 사이코패스가 없길 바랄 뿐이다. 드라마 열심히 봐서 사이코패스를 판별하는 요령을 배우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사이코패스들은 어떻게 티 안 나게 할지 열심히 학습해서 일상을 연기하겠지? 요새 보다가 그만둔 드라마가 몇 편 되는데 제발 '악의 꽃'은 끝까지 이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해주면 좋겠다. 다음 편도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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