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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 일본 침몰 2020: 리뷰 & 스포 多
    영화•드라마•애니•만화 2020. 7. 10. 16:55

    출처

    무토 가족

     

    뻔한 내용일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약간의 호기심에 보기 시작했다가 10화까지 내리 정주행을 하고 말았다. 중학생 육상 선수인 무토 아유무는 어느 날 육상 연습을 하는 중 지진으로 탈의실이 붕괘 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간다. 다행히도 엄마, 아빠와 동생 고와는 재회할 수 있었지만 점점 동네에 물이 차올라서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떠난다. 동네 사람들과 헤어져서 서쪽으로 간 아유무네 가족과 몇 이웃 사람들에게 상상도 못 했던 시련과 사고가 연이어서 일어나지만,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 갖은 고생을 한다.

    이미지 출처

    아유무의 집과 동네의 건물은 모두 지진으로 무너져 있었다.

    예상대로 지진과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내용이었는데 중간에 의외의 전개가 펼쳐지기도 하고, 새로운 등장인물들과의 만남과 이별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른 재난 영화와는 달리 일본 침몰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꿈과 희망이 아예 없고 속수무책으로 그저 재난을 피해서 도망 다녀야만 했다. 거기다가 주인공인 두 남매가 일본인 아빠와 필리핀 엄마를 둔 일본 혼혈아이들이다. 혼혈이라는 것 때문에 차별받는 모습도 나오고,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모습도 나온다. 소위 국뽕에 맞은 일본인들도 등장하는데 그 모습이 객관적으로 묘사된 부분도 흥미롭다. 

     

    여기서부터는 스포를 포함한 재난 시 살아남는 방법 몇 가지:

    - 처음에는 지진으로 시작하더라도 지진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화산도 폭발하고 도로나 다리도 갈라져서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 지도를 보아도 길이 바뀌니 알 수가 없게 된다. 이럴 때는 GPS 좌표를 읽을 수 있으면 도움이 된다. 주인공의 꼬마 동생이 게임을 열심히 해서 좌표를 읽을 수 있었는데 이 꼬마는 알면 알 수록 상식도 많고 객관적인 사고가 가능한 천재였다. 애들에게 게임만 한다고 뭐라고 할 게 아니다. 

    - 재난 시에는 정확한 뉴스 송출이 불가능해진다. 국내 뉴스만 보지 말고, 해외 뉴스 및 다른 정보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곳 근처는 폭발 전에도 미리 유해 가스가 분출되기 시작할 수가 있으니 가까이 가지 말 것! 순식간에 질식사할 수도 있다 ㅠㅠ

    -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을 경계할 것. 도와주는 척하면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피난 중이다 보니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 보다 보니 어린이들이 볼 애니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범죄가 자세히 묘사되었다. 아니, 미리 알아두어야 예방할 수 있는 건가?

    - 철조망으로 담이 쳐진 곳에 들어갈 경우에는 주위를 꼭 한 바퀴 돌아보고 출입금지 표시가 있나 확인하자. 사유지라 출입금지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꼭 확인할 것. 예를 들어 지뢰라든지 ㅠㅠ

    - 대마초를 사용하는 사이비 종교 단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이건 이 애니 한정이겠지만 일단 몸을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라면 당분간 머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단, 위기시 재빨리 탈출할 준비는 하고 있을 것. 

    - 모스 부호를 배워두거나 모스 부호 앱을 다운로드하여두는 것이 좋다. 최소한 SOS 구조 신호는 외워두자. 손전등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 스마트폰 및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태양열 충전지를 구비해 놓자. 

    - 작은 상처일지라도 기회가 있을 때 빨리 응급처치를 해두자. 상처가 감염되고 치료의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 빗물을 모아서 마시기 전에는 침전물이 있는지 꼭 확인할 것. 혹시나 화산재가 들어있다면 그 물을 마실 경우 폐에 손상이 온다. 

    - 자신의 특기라고 해서 성급하게 무언가를 하려고 달려들지 말자. 달리기라던지, 수영이라던지, 고구마 캐기라던지 ㅠㅠ 침착하게 다른 방법이 있나 생각해 본 후 결정하자. 

    - 중요한 물건은 작은 가방에 넣고 가슴에 메고 다니자.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줄지도 모른다 괜히 손에 들고 있다가 놓치거나 물에 흘려보낼 수가 있다. 

    - 인공호흡하는 법을 꼭 배워라. 아무리 인공호흡을 해도 호흡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가슴 부분에 강한 충격을 가해 보자. 혹시 살아날 수도 있다.

    - 누군가가 날 버리고 떠난다고 해서, 배신했다고 원망하지 말라. 오히려 그게 날 돕는 길이었을 수도 있다. 진짜 배신했다고 해도, 자기 살 길 찾아 간 사람은 어쩔 수 없다.  자기 목숨을 남에게 의지하지 말자. 

    - 비관적인 대화를 하며 에너지 소모하는 것을 피하자. 농담과 음악이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 '난 운이 좋아'라고 자기 암시를 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꼭 자신을 희생하지 않아도 된다.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생각하고 생각하자. 

    - 최후의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자. 

     

    https://www.youtube.com/watch?v=TWSFcx1FcD4&feature=emb_title

    주제가 'A Life'

    잔잔한 피아노 반주와 여성 보컬의 읊조리는 노래가 어우러진 주제가 'A Life'. 피아노의 왼손 반주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와 너무 비슷해서 표절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사카모토가 작곡한 곡이었다. 왜 이 애니메이션을 위해 사카모토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음악가에게 곡을 의뢰했을까? 나의 의문은 이 애니메이션의 최종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었다.

    일본이 침몰한 후, 인터넷에 남겨진 일본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며 사라진 조국을 추억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 일본은 아름다운 나라였다. 다시 일본을 재건하자. 왜 자기 나라가 멸망하는 시나리오를 굳이 10화나 되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까 의문이 들었었다. 다 보고 나니, 이 애니메이션은 여러 의미로 '일뽕' 충만한 작품이었다. 현재까지 일본이 경험한 재난과 재해들은 일본 침몰과 비교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설사 일본이 침몰한다고 해도, 일본인들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나라를 재건할 것이다. 하물며 그에 비해 작은 재난들 쯤이야 쉽게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논조인 듯. 해외에 흩어진 일본인들은 각자의 나라에 살면서도 일본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다시 세워질 일본을 기다린다. 기다림은 일본의 재건을 위한 도움닫기일 뿐이다. (그래서 아유무가 릴레이 선수에서 도움닫기 넓이 뛰기 선수로 전향했구나) 이런 일뽕 작품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오스카 상 수상에 빛나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딱이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Gs_vGt0MY8

    2분경부터 왼손 반주가 사카모토의 트레이드 마크

    이 애니메이션을 본 일본 거주 중인 일본인의 감상이 궁금하다. 낮은 확률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대지진과 일본 침몰을 다룬 이 작품을 보고 절망을 할까? 아니면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일본인은 아니지만 같은 지구별의 인간으로서 이 애니메이션 같은 일본 침몰이 현실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을 다 보고 나서 현실로 돌아온 후, 주변을 돌아보았다. 내가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살아있음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아무 일도 없는 잔잔한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지길 바란다면 이 애니메이션을 강력히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찐 스포 하나:

    더보기

    - 아유무네 엄마가 꼭 무슨 일이 있으면 사진을 찍는데 사진을 찍힌 사람 중 누군가가 그 다음에 죽게 된다. 이거 무슨 공포 영화도 아니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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