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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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호기심은 애정이다단상 2020. 6. 4. 17:20
문득 호기심이 바로 애정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누군가에 대해서 궁금해지는 것이 호감이 시작이라던가? 연애든 우정이든, 누군가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생긴다면 그건 관심이 있는 것이고, 관심이 호감에서 애정으로 발전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리라. 소개팅에서 나에게 궁금한 것이 별로 없었던 상대는 역시나 거기까지였다. 친구 사이에서도 나의 안부를 궁금해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계속하던 애들과는 멀어지기 마련. 나의 사소한 것도 알고 싶어 하시는 엄마의 질문에서는 애정이 느껴진다.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사회에 대한 호기심, 자연현상에 대한 궁금증, 인생을 살아가며 떠오르는 질문들이 많을수록 삶에 대한 애착이 많다는 뜻인 것 같다. 마음이 힘들고 몸이 고단하면 일단 누워서 쉬고 싶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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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아직은 못하겠다단상 2019. 10. 30. 19:14
오스카가 구강암이라고 알게 된 것이 이주가 조금 넘었다. 첫 며칠은 눈물만 나왔다. 그동안 오스카의 작은 변화들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다는 자책감에 너무 괴로웠고 지금도 그렇다. 수의사는 빨리 결정을 내리라고 했다. 난 별일 아니겠거니 하고 동물병원에 데려간 것이었는데 수술을 권하지도 않고 그런 말을 들을 줄은 꿈에 몰랐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은 다 내게 원인이 있다. 작년 이맘때부터 직장일이 너무 힘들어서 번아웃 상태였고 내 관심은 오로지 나 자신을 향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내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궁리하기 바빠서 오스카가 조금씩 살이 빠지는 것도, 입안이 곪았던 것도 몰랐다. 내가 만지는 것을 싫어해서 도망을 가더라고 붙잡고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오스카가 싫어한다는 핑계로, 할퀴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