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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상] 호기심은 애정이다
    단상 2020. 6. 4. 17:20

    문득 호기심이 바로 애정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누군가에 대해서 궁금해지는 것이 호감이 시작이라던가? 연애든 우정이든, 누군가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생긴다면 그건 관심이 있는 것이고, 관심이 호감에서 애정으로 발전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리라. 

    소개팅에서 나에게 궁금한 것이 별로 없었던 상대는 역시나 거기까지였다. 친구 사이에서도 나의 안부를 궁금해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계속하던 애들과는 멀어지기 마련. 나의 사소한 것도 알고 싶어 하시는 엄마의 질문에서는 애정이 느껴진다.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사회에 대한 호기심, 자연현상에 대한 궁금증, 인생을 살아가며 떠오르는 질문들이 많을수록 삶에 대한 애착이 많다는 뜻인 것 같다. 마음이 힘들고 몸이 고단하면 일단 누워서 쉬고 싶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검색을 하거나 질문을 하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 생각이 스친 것은, 평소에 관심이 있는 동료에게 새로 맡은 일은 어떻냐고 물어보고 난 직후였다. 동료의 대답과는 별도로, 그는 항상 친절하긴 하지만, 나에게 질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우리의 대화는 늘 내가 질문하고 그가 대답하는 식이다. 씁쓸하게도 나에 대한 질문의 부재가 우리의 관계성을 쉽게 파악하게 해 준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가 하는 말이 아닌 행동을 보라고 하는 말이 있긴 하지만, 관심은 대화의 길이가 아닌 질문의 빈도를 보면 확인이 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연애와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상대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작은 것들까지 다 알기까지, 질문하고 기억하는 것이 사랑의 과정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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