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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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종이와의 전쟁단상 2020. 9. 5. 17:17
수년 전에 인상 깊게 본 비디오가 있다.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미국인 교수가 한 시간 관리에 대한 강의인데, 죽음을 앞둔 사람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적도로 활력과 유머가 넘쳤다. 자신에게 남은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쪼개서 조카들이 다니는 대학에서 강연을 하는 사랑과 여유에 깊게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출처 Randy Pousche (1960~2008) 그런 만큼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엄청난 삶의 무게가 느껴졌고 집중해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이 '모든 종이는 단 한 번만 만져라'이다. 그 말을 듣고 난 후 방 정리를 할 때면 종이는 바로 정리하거나 재활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니, 몇 번은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고, 다시 내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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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스터리] 하루 방문자 수단상 2020. 7. 31. 16:34
요즘 블로그 포스팅을 거의 안 하고 있었다. 포스팅의 대부분이 일드 리뷰인데, 요새 일드 보는 게 많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일드를 보던 사이트가 몇 개 없어지면서 쉽게 볼 수 없게 된 이유도 있다. 아무튼,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포스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블로그 조회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가다간 0명이 되겠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사실 위기감까지 느낄 필요는 없는 존재감이 미미한 블로그이긴 하지만 이왕 시작한 것 꾸준히 지켜나가고 싶긴 하다. 아무튼, 이런 마음으로 오늘 블로그 조회수를 확인했는데 허걱! 최다 조회가 달성되어 있었다. 532명이라니? 평소에는 하루 100명 정도였다가 일드 리뷰를 뜸하게 하는 요즘은 40명대까지 내려갔는데 갑자기 500명대라니? 혹시 다음 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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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호기심은 애정이다단상 2020. 6. 4. 17:20
문득 호기심이 바로 애정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누군가에 대해서 궁금해지는 것이 호감이 시작이라던가? 연애든 우정이든, 누군가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생긴다면 그건 관심이 있는 것이고, 관심이 호감에서 애정으로 발전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리라. 소개팅에서 나에게 궁금한 것이 별로 없었던 상대는 역시나 거기까지였다. 친구 사이에서도 나의 안부를 궁금해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계속하던 애들과는 멀어지기 마련. 나의 사소한 것도 알고 싶어 하시는 엄마의 질문에서는 애정이 느껴진다.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사회에 대한 호기심, 자연현상에 대한 궁금증, 인생을 살아가며 떠오르는 질문들이 많을수록 삶에 대한 애착이 많다는 뜻인 것 같다. 마음이 힘들고 몸이 고단하면 일단 누워서 쉬고 싶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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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호주에서 자가격리 중단상 2020. 5. 6. 20:03
2주의 방학이 끝나고 지난주부터 NSW주 학교들이 개학을 했다. 아직까지는 온라인 수업이지만 교사들은 순번을 정해서 출근을 하는 중이다. 드디어 다음 주부터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 등교를 하게 된다. 학교마다 독자적으로 규정을 정할 수 있어서 우리 학교는 교사들은 주 3일 출근을 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순차적으로 학생들의 등교일을 늘려간다고는 하지만 한 교실에 10명의 학생들만 있을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학생들이 일주일에 이틀 이상 등교를 하게 되면 교실이 모자라게 되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 결국 주 1일 등교에서 바로 주 5일 개학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NSW주 수상이 5월 말까지 정상수업을 하도록 촉구했기 때문에 앞으로 2주간 학교에서 확진자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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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 2020년 4월 초 일본의 대처 상황단상 2020. 4. 13. 16:07
최근 일본의 뒤늦은 비상사태 선언이 있었다. 올림픽의 연기를 둘러싸고 아베 정부가 코로나 관련 통계를 은폐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있는 것 당연한 것이, 놀라울 정도로 낮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세계적 추세와 너무 동떨어져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보면 극히 위험한 상황인데 일본 국민들은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가 궁금해서 뉴스 및 개인의 유튜브 채널 등을 검색해 보았다. 유튜브 채널명: 도쿄 특파원Y 지난주 방영된 아사히 TV 모닝쇼인데, 세명의 패널 중 제일 오른쪽 남성만 일본의 확진자와 검사수가 낮은 것에 분개하고 있다. 왼쪽 남성은 정부를 옹호하는 입장인데 너무 침착해서 답답하다. 그런데 더 답답한 것이 가운데 여성. 일본은 미국과는 달리 중국인 관광객을 빨리 금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낮은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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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 자가격리 중 할 일 목록단상 2020. 3. 28. 22:18
4월 1일부터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그 후 휴가도 있어서 4월 한달 동안 하고 싶은 일 들 목록을 만들어 보려 한다. 지금 즉흥적으로 정해봐야지. 1. 미니멀 게임: 이건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건데 1일에는 1개 2일에는 2개 같은 식으로 매일 필요 없는 물건을 처분하면서 30일은 30개를 처분하고 한 달 동안 총 465개를 정리하는 게임. 옷과 잡동사니를 집중적으로 정리하고 싶다. 2. 홈트: 한동한 등한시했던 홈트를 매일 해보자. 하루 10분 이상.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량일까? 매일 운동하는 게 쉽진 않겠지만 도전! 3. 요리: 나의 영원한 콤플렉스. 잘 먹고 설거지도 좋아하는데 중간 과정인 요리는 늘 어렵다. 하루 한 번 비건 레시피로 간단한 요리하기. 4. 블로그 매일 하기 - 안네 프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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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 이번주 행복의 순간들단상 2020. 3. 13. 22:27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불안한 요즘이지만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서도 몇 개의 행복의 알갱이들을 발견했다. 여기에 주워 담아본다. - 옆집 강아지 옆집에는 가족의 사정상 며칠에 한 번씩 놀러 오는 강아지가 있다. 자고 가기도 하는데 마당에 혼자서 자는 게 익숙하지 않은지 밤새 짖는 날도 있었다. 개의 목소리로 봐서 아직 성견이 안된 것 같다고 짐작만 했지만 담장이 높아서 몰래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다. 퇴근하고 집 앞에 주차하고 내리는데 옆 집 아저씨가 황급히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마침 집 앞에 서계시던 엄마는 개가 도망갔다고 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같이 개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먼 여행을 떠난 우리 고양이를 잃어버렸을 때가 떠올랐다. 어디로 갔는지, 다친 것은 아닌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울면서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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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 새벽단상 2020. 3. 6. 04:25
새벽에 깨어있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 사춘기 시절에는 새벽 1-2시까지 스탠드 하나만 켜놓고 일기를 쓰거나 음악을 듣곤 했었는데 요새는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하다가 잠드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오늘 새벽에 깨서 했던 몇 가지 일들이 어쩌면 나의 가장 순수한 자아가 추구하는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었고, 중국어 공부를 좀 하고, 방 정리를 하다가, 피아노 좀 치고, 블로그에 글 쓰고, 유클렐레를 치며 노래 불렀다. 라라랜드의 City of Stars. 그러다가 삘 받아서 웃긴 노래 한 소절 만들고 녹음해놓고 혼자 피식거리는 중. 내가 가장 순수하게 좋아하는 일들이 이런 것들이었는데. 책 읽고, 글 쓰고, 언어 공부하고, 노래하고 작곡하고.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 맘만 먹으면 매일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