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의 여러 게시물을 접하면서 제 자신이 누구의 팬인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돌 팬 분들도 많이 계시고
특정 영화배우의 팬이시라 사진이나 근황을 올리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런데 저는 딱히 누구의 팬이라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이 거의 없어요.
팬심(?)이라는게, 동경과 호감만으로 이루어진 순수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잘 하고 싶은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알게되고 관심이 생기면
작품이나 자료를 찾아보고, 관련 기사나 글이 나오면 다 섭렵합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팬질조차 넘은 스토커수준의 정보수집을 하면서 누가 물어보면 팬은 아니라고 하는 거죠.
나 자신을 그 사람의 팬이라고 쉽게 말 한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건 솔직히 일종의 질투심때문에 그런거에요.
그 사람의 팬이 된다는게, 상하관계가 정해지는 것 같고, 나는 그 사람같이 되지 못할 것같다, 뛰어넘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적고 보니까 좀 중2병스럽네요 -.-;;
청소년기에는 특정 유명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이라고 쓰고 팬질이라고 읽음) 그 사람들과 나중에 동등하게 만나는 꿈을 꾸곤 했었어요.
안타깝게도 아직 아무도 못 만나고 있네요 -.-
취향이나 관심사가 금방 바뀌는 편이라, 동경과 질투심에 불타오르다가도 얼마 지나면 또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팬이 될 기회가 적더라고요.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팬이라 자처하고, 그 사람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사람은 한 두명 정도 인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은 저의 짧은 변덕의 기간을 초월해서 저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경을 받으시는 위대하신 분들이네요 ㅎㅎ
이상한 결론이지만
누군가의 팬이 되긴 보다는, 누군가가 저의 팬이 되주면 좋겠어요.
그 팬이 꼭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아니라도 한 두명이라도 전폭적으로 나를 신뢰하고 지지해주고
나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준다면 살 맛 날 것 같아요.
이 팬의 역할을 연인이 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 이글은 연애 바낭이 되려나요? +.+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직업적인 관계의 사람이나 친구가 나의 팬이라고 생각하면 뿌듯할 것 같아요.
써놓고 보니, 유명인말고도 내 주변에서 팬질의 대상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실제로 유명인을 만났을 때는 나도 모르게 팬이에요, 라고 말해버린 적이 있다는 사실이 찔리네요
그런 센스 어디서 배우는지 학원다니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