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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유산 - Great Expectations (1998)
    독서 2013. 3. 17. 18:05



    Great Expectation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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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네스 팰트로를 좋아해서 나오는 영화는 다 챙겨보던 적도 있었는데 이 영화는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다

    계기는 인터넷에 누군가가 쓴 글이었는데 분수대에서 녹색 드레스를 입고 있던 귀네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짧은 문장이었다. 쓰다보니 생각이 나는데, 영화를 보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는, 영화보다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려는 나의 소소한 고집이었다. 찰스 디킨스의 원작은 두꺼웠고, 말이 어려웠다. 거기다 분명 로맨틱한 연애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텐데 처음 부분에는 왠 탈옥수가 어린 소년을 협박해서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하는 이야기가 길게 나온다. 이 책이 맞는 책인지 몇 번이고 확인하고 그 부분을 뛰어넘어 읽으려했지만 중간부터 읽는 것이 찝찝해서 책을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는 몇가지 이유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녹색>

    분수대에서 여주인공이 입고 있던 녹색 드레스 뿐 아니라, 주인공의 고향이 나오는 장면에는 은은한 녹색이 화면을 메운다. 금발에 흰 피부인 여주인공에 잘 어울리기도 하고, 도시의 타락과는 격리된 시골이 지켜주는 순수함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할 것이다. 색을 영화의 주요 도구로 활용한 몇 몇 영화들이 떠오르는데 아마 그 선두주자 중 하나이지 싶다. 


    1998_GREATEXPECTATIONS_2.JPG.jpg


    <미술>

    이런 내용인 줄은 정말 몰랐다. 남주인공이 그림을 즐겨 그리고, 그 그림이 순수한 사랑, 혹은 욕망의 표현 도구가 된다. 그림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재회하고, 그림이 그 남자가 사랑을 위한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어준다. 사랑하는 대상을 그림그리는 남자의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다. 타이타닉에서도 나왔고, 화가가 부인이나 애인의 초상화를 그린 그림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나를 애정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려주는 로망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뮤즈가 된다는 것, 사랑에서 영감을 얻어 창조를 한다는 것은 모든 로맨티스트의 이상이 아닐지. 적어도 내겐 그렇다. 


    ge23.png


    <배경&소품>

    주 배경이 되는 낡은 저택. 다 허물어진 저택과 정원에는 시간의 흐름과 애정의 결핍에 닳아버린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누군가가 먼지를 털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죽은 꽃 냄새와 고양이 오줌 냄새로 가득하다는 어지러진 방에도 널부러져있는 책이며 LP판 하나 하나가 다 애뜻한 사연이 있어 보인다. 나중에 얻게되는 화실도, 남주인공이 그려내는 그림들도 화면에 좀 더 머물다 가지 않는 것이 아쉽다. 화면을 정지시키고 하나 하나 의미를 곱씹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다. 


    <배우&연기>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에서의 에단 호크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배역을 맡은 것 같아 낯설지 않았다. 어리숙하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이지만 솔직하지 못 한 청년 역할을 잘 소화하는 듯 하다. (이런 이미지가 굳어져서 비슷한 배역을 계속 맡게 된 것인지, 뭘 해도 이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귀네스 팰트로는 실제 성격도 도도하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딱 맞는 캐스팅이 되겠다. 밀당의 귀재. 닿을 듯 말 듯 한 첫사랑. 자신만만하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스텔라 역할에 잘 어울렸다. 


    어렸을 때 보았다면 많이 당황했을 듯한 수위의 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 봐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직 휴대폰도 인터넷도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대가 배경이었지만 크게 위화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좀안간 다시 원작 읽기에 도전해보아야겠다. 완벽하게 일상을 도피할 수 있었던 1시간 45분이었다. 


    참고로 사진 검색하다 찾은 리뷰 하나 - 읽고보니 내가 생각한 내용들을 나보다 훨씬 잘 썼음. 


    http://eldestandonly.com/2011/03/10/great-expectations-1998/


    <사진 출처 : 구글 이미지 및 위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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