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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종이 땡땡땡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2019. 10. 11. 02:00

    2주간의 달콤했던 방학이 끝나간다. 호주 NSW주는 (다른 주도 거의 비슷하다) 일 년에 4학기와 4번의 방학이 있다. 각 학기는 10주, 방학은 보통 2주이고 연말 여름 방학만 5주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주를 마치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2주는 정말 소중하다. 특히 힘든 학생들이 많은 학기를 마칠 즈음은 정신적으로 고갈이 되어버려서 2주 방학이 꼭 필요하다. 방학 동안에는 내 직업이 뭐였지 할 정도로 학교 생각은 잊어버리고 지낸다. 물론 개학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 수업 준비를 해야 하긴 한다. 하지만 가능한 최대한으로 미루고 또 미룬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실제로 컴퓨터에 앉거나 책을 들춰보기는 싫은 것이다. 오늘은 의지를 총동원해서 수업자료를 빌리러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도서관에 다녀왔다. 교재를 한 아름 빌리고 나니 수업 준비에 대한 아이디어도 몇까지 떠오르고 불안감도 살짝 가셨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밝은 분위기의 동요가 떠올랐다. 선생님들은 과연 학생들을 기다릴까? 

     

    https://youtu.be/9sPXFmkqb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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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또 학생들은 과연 학교에 가고 싶어 할까? 사실, 우리 학교 학생들 중에는 방학보다 학교를 더 좋아하는 애들이 있긴 있다. 난민 캠프에서 왔거나 학교를 장기간 쉬어야만 했던 아이들은 집에만 있으면 너무 심심하다며 방학하는 것을 아쉬워한다. 어릴 적의 나는 방학을 참 좋아했었지만 방학 숙제를 미루다가 한꺼번에 하는 마지막 며칠은 정말 괴로웠다. 호주에서는 보통 방학 숙제를 주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교사가 되는 꿈을 이룬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교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심으로 학생들을 대하셨던 중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일대일 개인 면담에서 교사가 되면 잘할 것 같다고 하셨었다. 사춘기 반항심 때문에 난 그때 절대 교사가 되지 말겠다고 결심했던 것 같다.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는 선생님들의 특징을 나타내는 별명을 짓고 험담을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험담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컸다. 어떤 선생님은 전지에 필기할 것을 잔뜩 써서 칠판에 붙이고는 한 시간 내내 필기하는 학생들을 향해 잡담을 늘어놓았다. 그분의 별명은 지*영감. 왜 그 당시에는 누군가에게 그 선생님의 불성실함을 고발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미술을 잘하지 못했던지라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 미술 선생님을 욕하기도 했고, 머리숱이 없으신 총각 선생님을 놀리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천벌을 받을 일 그래서 요즘 머리숱이 줄어드는지도

     

    살다 보니 인생의 파도를 넘고 넘어 절대 되지 않겠다던 교사가 되어있다. 학생들이 날 욕하고 이유 없이 싫어해도, 옛날의 내 모습을 기억하며 크게 동요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불성실하게 학생들의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수업 준비는 충실히 하는 편이다. 이제 보니 그 옛날 *랄영감 선생님이 나에게 남겨준 가르침이 있기는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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