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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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안녕, 나중에 만나자단상 2019. 11. 24. 17:39
어제는 학생들과 달리기 시합에 참가하느라 외박을 해야했었다. 전부터 약속한 것이기도 하고, 대타를 급하게 구하지 못할 상황이라 참가를 하긴 했지만 오스카가 아픈와중에 집을 비우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학생들과 달리기 대회에도 함께 참가하느라 정신없이 보내서 오스카 생각을 많이 못했는데 동생에게 메세지가 와있었다. 오랜만에 봤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짧은 문장이었다. 안락사를 언급한 것은 아니었지만 동생의 의도는 읽을 수 있었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 문득 문득 오스카가 떠올라서 울컥 눈물이 쏟아질 뻔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나는 이렇게 건강해서 뛰어다니는데 우리 오스카는 집에서 점점 쇠약해져가고 있다... 결단을 내리게 해달라고 기도를 되풀이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은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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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짧은 행복단상 2019. 10. 17. 02:00
'고양이가 침을 흘리는 것은 절대 정상이 아닙니다. 당장 병원에 가세요' 라는 글귀를 읽고서야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다음날 저녁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평소에 치매와 노화의 징조가 보이기는 했지만 심해보이지는 않았는데 최근 몸에 뭔가를 많이 뭍히고 다니는게 신경이 쓰이긴 했다. 알고 보니 침을 줄줄 흘리고 다녀서 발과 몸에 다 뭍었던 것이었다. 난 그건 것도 모르고 작년에 빠진 이빨들 사이로 침이 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렸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다가 위에 글귀를 읽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의사는 오스카를 보더니 금새 표정이 안좋아졌다. 의사가 손가락으로 오스카의 입을 벌리니 그제서야 심각한 상황의 잇몸이 보였다. 왜 난 몰랐던 걸까? 의사는 의자에 앉으라고 권했다. 더 이상 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