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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멀리즘 - 미니멀 라이프 카페에 올린 첫 글
    미니멀리즘 2020. 3. 13. 21:41

    자칭 미니멀리스트로 살아온 게 벌써 몇 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해외 블로그들을 통해 관심이 생겼다가 점점 짐을 줄이기 시작했다. 안정기(?)에 접어든 지금도 거의 매일 네이버의 '미니멀 라이프' 카페에 들어가서 다른 미니멀리스트들의 삶과 깨달음을 엿보며 자극을 받는다. 가입일자를 확인해보니 2016년 4월. 거의 4년이 되어간다. 가입하고 1년 반이나 지나 늦게 작성한 첫 글을 블로그에 옮겨본다. 이 당시는 확실히 뉴비라서 글이 전혀 미니멀하지 않음 -.-;;

     

    <나의 느리고 즉흥적인 미니멀리즘>


    첫 글입니다. 

    카페 가입한 게 작년 4월.  출석수 529회, 댓글 작성수 29개, 게시글 작성수는 이제 1이 되겠군요.
    일 년 넘게 거의 매일 한 두 번씩 카페를 찾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글을 올려야지라는 생각만 하다가
    오늘 뜬금없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좀 즉흥적인 면이 있어요.  쓰다 보니 글이 꽤 길어져서 목차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1. 미니멀리즘 입문

    2. 요즘 내 삶 속의 미니멀리즘

    3. 사진 몇 장

    4. 마치는 글

     

     

    1. 

    미니멀리즘을 처음 접한 것은 2012년 전후인 것 같아요. 요즘은 제 자신을 미니멀리스트로 소개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도 조금씩 제 변한 모습을 알아보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참 더디고 점진적이었습니다. 처음엔 해외 블로거들을 통해서 미니멀리즘을 접하고 옷과 고장 난 물건 등 쉬운 것부터 비워내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말, 갑자기 제 소유물을 온 집안에 끄집어내고는 안 쓰는 물건을 한 스무여 개의 상자에 담아서 집 한구석에 쌓아놓았습니다. 그 박스들의 물건들은 1년이 지나도 찾지 않으면 버릴 생각이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4년이 지난 올해 어느 날, 갑자기 뭐에 씐 것같이 다 버렸습니다. 아까워서 못 버리던 전공서적, 추억이 담긴 잡동사니들, 사춘기 때 일기도 다 재활용함에 버렸습니다. 사진으로 남기려고 하다가 너무 양이 많아서 나중에는 그냥 한 번 읽고 떠나보냈어요. 물건을 팔까도 생각했지만 기부하는 셈 치고 수거함에도 넣고 종이와 책은 재활용을 한 것으로 양심의 가책을 좀 덜었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알게 된 즈음 마음 챙김과 명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감사하면서 현재에 집중하며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만, 느릿느릿 실천 중입니다. 

     

    2.
    요즘 제 삶에 적용시키고 있는 미니멀리즘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1) 올해는 옷을 안 사는 해로 정했습니다. 대신 좋은 스포츠 브라와 운동화를 사서 일 년 동안 몸 미니멀을 하고 있어요.
    1월 초 세운 계획대로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8개월 동안 4킬로를 뺐습니다. 이렇게 보니 체중 감량도 더디네요. 
    티는 거의 안나지만 거울을 마주할 때마다 큰 성취감을 느낍니다.

    2) 매월 한 가지씩 결핍을 경험하려고 합니다. 이게 쉽지가 않아서 실패를 거듭하다 딱 한 번 성공했어요. 6월 한 달은 우유 마시지 않기로 정하고 지키다가 그 후 우유를 두유로 대체해서 마시고 있습니다. 우유에 설탕이 많이 들어있다는 기사를 접했거든요. 그 이후로 심했던 비염이 많이 완화되었어요.  평생 우유를 끼고 살았었는데 우유 알레르기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9월에는 자기 전에 인터넷 안 하기를 다시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3) 일하는 곳에서 사무실을 옮기면서 물건을 많이 정리했습니다. 빈 사무실이 생겼는데 제가 자원해서 옮기겠다고 했어요. 전 사무실은 몇몇 동료들과 같이 썼는데 제 소유가 아닌 오래된 짐이 많아서 답답했거든요. 제 목표는 책상 위에 딱 컴퓨터 하나만 놓여있는 것인데 아직은 물건이 많이 있습니다. 또 제 스타일대로 느릿느릿 정리하다가 어느 날 뭐에 씐 듯 정리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4) 컴퓨터에서 다운을 받은 파일이나 처리된 이메일을 바로바로 지우거나 저장해서 인박스를 가능한  비웁니다. 아직 처리되지 않거나 답변을 기다리는 이메일만 남겨두었다가 처리되면 바로 지우고요. 디지털 미니멀도 스트레스 해소에 좋더군요. 

    5) 6년 된 3G 핸드폰을 사용 중입니다. 주로 와이파이가 되는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고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큰 불편을 못 느낍니다. 작아서 주머니에 넣기에 편하고, 도난의 위험도 없고, 떨어뜨려도 속상하지 않은 만능 폰입니다. 고장 나지도 않았고 배터리도 괜찮은데 버리고 새 것을 사는 게 아깝게 느껴져요. 가끔 제 폰을 보고 뜨악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편리한 앱들을 사용할 수 없는 게 단점이긴 하네요. 여러모로 힘들었던 시기에 구입했기 때문에, 전우애 같은 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폰과 애착관계를 형성한 걸까요?(이건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절약(혹은 궁상)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물건을 잘 관리해서 장기간 사용한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즘으로 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카페에서 글을 읽으면서 많은 사진에서 영감도 받고 힐링도 받았기에 저도 사진을 넣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편집기 사용법을 몰라서 사진을 아주 크게 첨부했더니 좀 부끄럽더군요. 그래서 미니멀한 사이즈로 올려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진을 찍으려다 보니 지저분한 게 있어서 좀 치웠습니다. 늘 이렇지 않아요. 부모님 집에 살다 보니 제가 사용하는 공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이 제 변화를 보시고 미니멀리즘에 입문하시길 기대하는 중인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제 책상입니다. 책상 위에는 우쿨렐레, 옆에 의자에는 키보드가 있습니다. 책상 밑에는 먼지에 덮인 바이올린 케이스. 비록 자주 연주하지는 않지만 악기들은 아마 절대  미니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책상에서는 공부나 일을 할 때 서류와 책을 펼쳐놓다가 끝나면 다 가방에 도로 넣고 가져갑니다.


    제 옷 서랍장이자 화장대입니다. 많이 줄여서 요즘에는 선크림, 파우더, 립글로스만 사용합니다. 운동을 해서 그런지 피부는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오른쪽 작은 상자 두 개는 초콜릿 상자였는데 귀걸이함과 헤어밴드 넣는 용도로 씁니다. 귀걸이 미니멀은 한 짝씩 잃어버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하고 있어요. 물통과 약도 보이는데, 건강해져서 약도 덜어낼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보니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보이네요. 


    이 책장에 원래 책과 장식품으로 가득했었는데 하나씩 비우다가 이제는 텅 비었습니다. 운동할 때 노트북을 올려놓는 용도로 주로 사용하고 운동복이랑 운동화를 올려놓기도 합니다. 맨 위에는 선물 받은 카드와 꽃인데 아직은 비울 수가  없네요. 


    4.
    이렇게 쓰고 보니 그리 내세울 건 없네요. 아직도 갈길이 멉니다. 글을 쓰는 것이 자기 성찰과 객관화에 큰 도움이 되네요. 지금까지 카페에서 읽었던 많은 글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픈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이제 보니 좀 달라진 부분이 있다. 그 사이 3G에서 4G iPhone SE로 기기변경. 중간에 나온 서랍장은 이제 내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겨 감. 화장대가 없다 ㅋㅋ 아쉽게도 맨 밑에 텅텅 빈 책장은 다시 반 정도 채워졌다. 맨 위에 꽃과 카드는 사진 찍고 비워 냄.  선물을 주시려면 음식이나 소모품만 주세요  미니멀리즘의 연장으로 간헐적 단식(끼니를 미니멀)과 페스코 비건 (고기를 미니멀)이 된 것 같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편집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지만 그대로 두었다. 진짜 느리고 대충대충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었으면서 자칭 미니멀리스트라고 하고 다녔던 내가 좀 부끄럽다. 요즘도 안 입는 옷이 꽤 많아서 정리해야 하는데 미루고만 있네. 미니멀리즘을 지속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늘어난 물건들에 당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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