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애니] 팔남이라니, 그건 아니지 1-2화 리뷰 및 스포
    영화•드라마•애니•만화 2020. 4. 11. 10:10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서 사전 지식 없이 보게 되었다. 팔남? 여덟 번째 막둥이를 보게 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나의 예상은 언제나처럼 빗나갔다. 주인공이 여덟 번째 막내아들이었던 것이다. 

    첫 장면은 평범한 마법물처럼 보인다. 미소년 마법사가 손에서 장풍을 쏘고 있다. 그런데 싸우는 게 아니라 흙더미를 쏴서 농부들이 개간하기에 좋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백작님 마법 덕분에 일하기가 수월하다면서 감사하다는 집사와 농부들을 뒤로하고 집에 가려는데, 저쪽도 좀 쏴주시라며 집사가 또 일을 시킨다 ㅋㅋ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미소녀들이 세명씩이나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 부인? 딸? 관계가 모호한데, 백작이 아니라 집사가 오히려 상사 같다며 농담을 하는 미소녀들에게 샐러리맨 본성이 남아있어서라고 말을 하다가 아차, 하는 후작. 헉, 이때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나의 불평의 대상인 이세계물이었던 것이다 ㅠㅠ  

    아무튼, 자신이 샐러리맨이었던 과거를 회상하는 후작. 키 큰 훈남에다가  (애니에서 추남이 거의 없긴 하지만) 먹는 걸 좋아하는지 요리도 잘한다. 퇴근 후 피곤하지만 열심히 반찬을 만들어서 진수성찬급으로 식사를 하려는데, 갑자기 잠이 들고, 눈을 떠보니, 중세 시대의 파티에 와있다.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어서 정말 현실 같은 꿈이라고 좋아하는데, 꿈이 깨질 않음 ㅋㅋ 거기다가, 자신의 모습을 은쟁반에 비춰보니 5살 소년이다! 

    출처

    이름이 길어서 그냥 '베르'군

    그래도 귀족 집안의 귀염둥이 막둥이, 파티 음식을 보니, 배곯을 일은 없겠구나 싶어서 의외로 쉽게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는 주인공 ㅋㅋ 그런데 그다음 날 아침 식사는 딱딱한 빵에 물 같은 수프 ㅠㅠ 알고 보니 엄청 가난한 귀족 집안인데 장남을 결혼시키느라 등골 휘어가며 성대한 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한 셋째 아들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형이 엄청 많아서 자기가 팔남에 막내! 가난한 귀족 집안이라 장남이 토지를 물려받고, 장남이 결혼하면서 나머지 성인이 된 아들들은 약간의 돈을 물려받고 다 독립을 해서 떠난다. 아직 꼬꼬마인 주인공만 덩그러니 남았는데 앞날이 막막함 ㅠㅠ 독립하면서 떠나는 형 한 명이 해준, 열심히 네 앞길을 알아서 개척하라는 말대로 집 안에 있는 몇 권 안 되는 책들을 뒤져서 살 길을 모색하다가 마법사 소질 시험을 해보는데 오, 천 명의 한 명 꼴로 있다는 마법적 소양이 주인공에게 나타났다. 주인공이 있는 세계에서는 마법 능력이 있으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기에 쉬운 듯. 거기다가 마법 능력이 있는 아들에게 장남을 젖히고 상속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유일한 살 길을 찾은 주인공은 혼자서 마법을 공부하려고 하지만 방법이 없어서 고민하는 중에 숲에서 마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은발의 미남 마법사 알프레드를 만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제자를 만들어 마법을 전수해주고 싶어서 성불하지 못한 언데드였다 ㅠㅠ 2주 동안 마법으로 가까스로 좀비화되는 것을 막다가 결국 마지막에 주인공에게 성불시키는 마법을 알려주고 자신을 소멸시켜달라고 부탁하는 알프레드 ㅠㅠ 백 년 후쯤 저 세상에서 만나자며 요령 있게 열심히 살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ㅠㅠ 이런 반전 감동은 정말 반칙 아니야? 이세계물 보면서 이런 찡함을 느낄 줄이야.

    2화는 몇년이 지나 청소년이 된 주인공은 '요령 있게 열심히' 살라는 스승의 유언을 마음에 새기며 독립해서 집을 나서는 것으로 끝이 난다. 1화 처음에 나왔던 성공한 모습에 어떻게 다다르는지 앞으로 그의 성장기를 보여줄 모양이다. 

    사실, 새 분기 때 나오는 애니의 1화는 많이 보려고 하는 편인데 리뷰를 다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좋은 점이 너무 많아서 리뷰를 안쓸 수가 없었다. 몇 가지 인상적인 점:

    - 오프닝 송: 요즘엔 들어보기 힘든 김경호 st 롹 송이 기용되었다. 진격의 거인 주제가의 장조 버전 같기도.

    - 스토리 전개가 신박해서 예상 불가능. 왜 갑자기 알프레드가 그렇게 되냐고 ㅠㅠ 

    - 시간차 편집이 흥미로운데 이게 원작을 따르는 건지 애니자체의 편집인지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이세계 미래 --> 현실 --> 이세계 과거   --> 이세계 과거 몇 년 후

    - 이세계물이지만 현실의 지식으로 덕을 보거나 돌아가고 싶다고 징징거리는 게 아니라 새로운 현실에서 순응하고 고군분투하는 게 좋다.

    - 등장인물의 다채로움: 제일 큰형이 막내가 마법을 하는 것을 눈치채고 질투를 한다던지, 일곱 명의 형들 중이 잠깐 나오지만 여러 조언을 해준다든지, 약간 RPG 게임의 속 NPC느낌.

    일본 애니계가 이세계물 때문에 망해간다고 불평했었는데, 이런 작품이 나오다니, 아직 괜찮은가 보다. 이번 분기는 오랜만에 애니 풍년의 조짐이 보인다. 나의 이 예상은 틀리지 않길. 자가격리 중 애니라도 좀 보자.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