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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서전은 위험해
    단상 2019. 10. 5. 02:00

    요새 한참 어느 전 국회의원이 뉴스에서 거론되고 있다. '7막 7장'을 쓴 바로 그 사람. 그 책을 읽고 미국 유학에 대한 동경을 키웠었던지라 그의 대권에 대한 야망도 익히 알고 있었다. 이제 그 꿈에 닿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패기 넘치던 유학생활의 주인공이 졸업 성적 위조를 비롯한 여러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 되었다는 사실에 한없이 씁쓸함을 느끼고 있다. 

     

    http://item.gmarket.co.kr/Item?goodscode=767400231

    마침표가 없었던 그 책.

     

    그 당시 성공수기를 출판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모양인지 난 무려 BBK 사건에 연루되었던 에리카 김과 이명박의 자서전도 읽었었다. 아이비리그인 코넬 대학교를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이야기가 담긴 '나는 언제나 한국인'. 같은 코넬 대학교 총학생회장을 했다던 동생은 오랜 수감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두 남매의 불행의 이유가 된 전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 보석 석방 중이다.  

     

    실제로 진짜 잘 나가시던 분. 

     

     

    http://www.yes24.com/Product/Goods/55723

    이 책을 선물로 주셨던 목사님은 아직도 이명박을 지지하고 계실까? 

     

    문득 또 다른, 하버드생의 자서전이 떠올랐다. 바이올린도 엄청 잘하고, 나중에 가정환경이 어려워졌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버드에 합격했던 드문 케이스였다. 학부를 마치고 의학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쯤 의사가 되어 있으려나 검색을 해보았는데......

     

    http://www.yes24.com/Product/goods/12987838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4325156

     

    2300만불 사기 혐의 한인 여성 체포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뉴욕 한인 여성이 2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3일 연방검찰 뉴욕남부지검은 맨해튼에 거주하는 박해나(Haena Park.40)씨를 금융

    www.koreadaily.com

    의학 대신 금융 쪽으로 진로를 정했던 모양이었다. 몇 년 전, 사기 혐의로 10년 징역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나처럼 그녀를 동경하던 네티즌의 안타까움에 찬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영어 기사도 몇 개 있는 것으로 봐서 규모가 꽤 큰 사건이었던 것 모양. 이쯤 되니 희미하게나마 패턴이 보인다. 하버드나 아이비리그 대학 정도 나오면 졸업 후에는 부와 행복이 약속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겠지. 하지만 현실은 기대만큼 녹록지 않았겠고 명석한 두뇌로 자신과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여러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다. 그들의 범법행위를 변호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 동기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언제나 최고였던 자신이 더 이상 최고가 아니게 된 모습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자랐음에도 지금 내 모습은 그런 성공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그것에 대한 불만보다는 한 때 그런 사람들을 동경했다는 창피함이 훨씬 더 크다. 옛 우상의 몰락을 마주할 때마다, 어린 시절의 어리석음이 떠올라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 진다. 최고의 학벌과 전문직이 바로 인생의 성공으로 연결되는 줄만 알았더랬다. 만약 성공의 기준을 다른 곳에 둔 사람들을 동경했었다면 지금쯤 조금은 더 괜찮은 인간이 되어있지 않을까? 뒤늦은 후회일 뿐이다. 이제는 절대 살아있는 사람의 인생을 섣불리 성공이나 실패라는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인생이란 끝까지 살아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 이 말은 한편으로는 내 인생에도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디 좋은 반전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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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 ’아르미안의 네 딸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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