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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드 - 하무라 아키라: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 1화 리뷰 (스포有)
    영화•드라마•애니•만화 2020. 1. 25. 22:36

    오랜만에 고급스러운 일드가 나왔다. 시시도 카프카가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작품 개요만 읽었을 때는 유머러스한 요소가 좀 있는 츤데레 탐정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서점 알바를 하면서 탐정도 겸하는 역할이라 심각한 사건은 아닌 줄 알았는데 예상이 언제나처럼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예상이 틀려서 기분 좋은 적이 꽤 오랜만이다. 

    https://www.nhk.or.jp/drama/drama10/hamuraakira/html_hamura_story01.html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주 무겁고 어둡다. 시시도 카프카의 낮은 목소리로 깔리는 내레이션이 누아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1회부터 아주 센 사건으로 시작하는데, 주인공이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 것. 정확하게 말하면 시체의 신원확인을 할 때 주인공의 개차반 언니가 주인공이 죽었다고 확인을 해버린 것이다. 주인공의 언니는 계속 주인공을 정신적으로 학대하며 돈을 뜯어가고 괴롭혔는데 그 학대에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주인공은 이제 거의 무시하는 지경에 이른다. 언니를 피해 이사를 가고 직장을 바꿔도 계속 찾아와서 돈을 뜯어갔던 언니. 이번에는 갑자기 나타나서 지금까지의 잘못을 뉘우치는 의미로 세부로 여행을 가라고 비행기표를 준다. 비행기표를 돈으로 바꿔버리고 여행을 안 가겠다는 주인공에게 언니는 행패를 부리고 집을 나선다. 그러다가 그리 친하지 않았던 부유한 동창 남편에게 사건 의뢰를 받지만 뭔가 미심쩍어서 거절. 집에 돌아와 보니 경찰이 집을 수색하고 나간 후였다. 자신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고서 경찰서에 가는 길에 사건 의뢰를 했던 동창 남편에게 습격을 받지만 놀라운 신체능력으로 남자의 급소를 후려치고 서점으로 도망간다. 가는 길에 형사를 만나고 상처를 자가 치료하면서 사건의 전말을 술술 설명해내는 주인공. 

    알고 보니 동창의 남편과 바람이 났던 주인공의 언니가, 동창을 살해하고 그 시체를 동생이라고 둘러대려고 했던 것. 그래 놓고 세부에 동생을 보내 놓고는 살인청부업자에게 죽이라고 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이런 살벌한 계획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또 담담하게 듣는 자매. 경찰차의 사이렌이 들리자 너나 나나 둘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한다며 언니는 자살을 한다. 주인공은 언니를 구해보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언니는 죽게 된다. 장례식장에서 다른 자매들과 만나는 주인공은 어머니가 언니의 죽음에 대해서 자신을 원망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 주인공. 통장의 돈을 언니가 다 빼가서 빈털터리가 된 주인공에게 서점 주인은 서점에서 공짜로 살게 해주겠다고 한다. 앞으로 당분간은 서점에서 계속 일할 수밖에 없다는 설정인 듯. 

    좋았던 점:

    - 재즈로 일관된 배경음악이 일품이다. '카우보이 비밥'이 떠올랐다. 우울하면서 나른한 분위기가 드라마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 

    - 시시도 카프카의 내레이션이 괜찮다. 중저음의 목소리.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담담한 어조. 약간의 유머가 곁들여 저서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소설을 읽는 느낌. 

    - 주인공이 사기캐이다. 싸움도 잘하고 추리도 잘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이다. 그런데 인생이 너무 안풀린다

    - 절제된 유머와 감정선이 맘에 든다. 무거운 내용이 너무 어두워지지 않게 살짝 양념만 친 느낌. 

    - 조명과 소품들에 신경 쓴 게 티가 많이 난다. 고양이도 나온다! 

    아쉬웠던 점:

    - 주인공의 언니가 계속 돈을 뜯으러 따라오는데, 주인공의 능력치라면 더 잘 숨을 수 있지 않았을까?

    - 장례식에서 어머니가 자신을 원망한다는 소리를 듣고 중간에 장례식장을 떠나는 뒷모습이 나온다. 모델 출신이라 늘씬한 기럭지는 숨길 수 없는 것은 알겠다만 골반을 좌우로 흔드는 모델 워킹을 한다. 여성성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인 주인공이 진주 목걸이를 하고 모델 워킹을 하며 장례식장을 유유히 떠나는 모습이라니 디테일이 아쉽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1화는 오랜만이다. 주인공과 언니의 관계로 봐서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내용이 나올지 궁금하다. 사람 좋아 보이는 서점 주인도 마냥 선한 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 분위기와 배경음악만으로도 이번 분기 중 내 맘 속의 1위 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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