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코레 아일라, 나의 한국인 딸

동료 중 한 분이 터키 출신이신데 얼마 전 '아일라'라는 영화를 봤냐고 물어보셨다. 알고 보니 한국 참전 터키 군인이 한국에서 돌보던 소녀와 60년 만에 재회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터키 영화였다. 검색해보니 영화제에서 상도 많이 받고 리뷰도 꽤 좋다. 왜 이제까지 들어본 적도 없었는지 의아했다. 한국 넷상에서 화제가 될 법 한 주제인데 말이다. 

https://www.imdb.com/title/tt6316138/?ref_= tt_urv

Ayla: The Daughter of War (2017) - IMDb

터키 분은 유튜브에서 다큐멘터리도 보셨다고 했다. 무슨 이유인지 펑펑 울었다면서 추천해주셨는데 바로 이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EZAsTY_zyCY

영어로 더빙된 한국 다큐. 터키인 참전 용사분들이 나오는 장면에 마음이 찡했다.

 

한국어 버전도 있는데 내레이션은 영어 더빙 쪽이 잔잔해서 좋았던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x4610Zh-uIQ

 

 

역시나 나도 보면서 펑펑 울었다. 참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이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짧은 기간이지만 얼마나 예뻐했으면 60년이 지나서 80대 노인이 될 때까지 그 꼬마 소녀를 잊지 못했을까? 또 생판 모르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싸워주러 와서 생명을 잃은 720여 명의 터키 군인들의 가족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그나마 작은 해피엔딩이 두 나라의 국민들에게 기억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문득 오늘이 마침 6월 25일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70년 전이지만 그 전쟁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출처

한국전 참전국 국기들

어릴 적 터키가 뉴스에 나오면 터키는 우리의 형제 나라라고 하셨던 게 떠올랐다. 터키 동료분에게 그 말을 전했더니, 몇 년 전 축구 경기가 끝난 터키와 한국 팀이 서로 포옹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하시며, 한국이 터키에 대해 그런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워하셨다. 이번에 한국 정부에서 한국 참전국들에게 마스크를 보냈다고 하는데, 정말 적절한 외교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나부터도, 한국을 위해서 싸워주고 희생된 군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는 배은망덕한 인간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작은 결심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나중에 해외여행이 다시 자유로워지면, 여행지는 한국전 참전국 중에서 우선으로 정해야겠다. 아마 터키부터 가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