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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드 - 셜록 1화 (2019년 4분기) 리뷰 (스포有)
    영화•드라마•애니•만화 2019. 10. 13. 02:00

    2019년 3분기에는 일드를 한편도 보지 않았다. 일본 유학 이후로 이런 적은 처음. 어렵게 공부한 일본어를 잊어버릴 수 없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이번 분기에는 한 편은 챙겨봐야지 하던 참에 '셜록'을 보게 되었다. 지금 막 1편을 보고 나서 쓰는 따끈따끈한 감상. 

     

     

    https://www.fujitv.co.jp/sherlock/chart/index.html

    일드치고 꽤 단촐한 인물관계도

    외모도 멋지지만 지적인 분위기가 맘에 드는 배우, 후지오카 딘이 셜록 역인 '호마레 시시오', 이와타 타카노리라는 배우가 존 왓슨 역인 '와카미야 준이치'를 연기한다. 억지로 역의 이름을 셜록이나 왓슨과 비슷한 일본어 발음으로 구겨 넣지 않고, 이니셜만 비슷한 일본 이름으로 정했다는 것이 맘에 든다. 작년에 방영했던 미스 셜록이라는 일드에서는 여자 셜록의 이름에 미들 네임으로 셜록을 넣고, 왓슨 역은 아예 '와토'상이었던 것에 비해 더 융통성 있다.  

     

    셜록 홈즈는 보통 선과 악보다는 범인을 추리하는 데만 관심이 있는 사회성이 부족한 괴짜 천재로 묘사되기 마련. 내가 정말 좋아했던 BBC Sherlock에서도 그랬고 또 그게 원작에 충실한 해석이 되겠다. 후지오카 딘이 연기하는 '호마레 시시오'는 좀 다르다. 우선 외모가 사회성을 깔아준다. 드라마상에서는 잘생겼다는 설정은 아닌데 시청자의 입장으로서는 저런 탐정이 탐문 수색하면 무조건 협조할 것 같다. 긴 외투 자락을 펄럭이며 무례하게 수사하는 것은 다른 셜록들과 비슷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괴짜스러움은 많이 덜어내었다. 마약 중독이나 특별한 내면의 어두움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옷도 세련되게 잘 입어서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화에서는 셜록과 왓슨이 어떻게 알게 되고 같이 살게 되었는지 사건 해결을 하면서 보여주었다. BBC 셜록에서는 첫 만남에서 왓슨의 개인정보를 한눈에 맞추는 셜록의 독백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여기서는 '우와'하고 감탄할 정도는 아니었다. 왓슨의 바탕화면 사진이 화질이 별로인 오로라 사진인 것을 본 셜록. 홋카이도에서 200x 년에 나타났던 붉은 오로라 맞지? 그때 너는 아마 15살 정도였을 거고. 화질 별로인 걸 보니 네가 찍은 사진이지? 그럼 네 고향이 xx겠네. 근데 너 전직 생각하고 있구나? 의학서적에는 먼지가 쌓여가는데, 귀농(?)에 대한 책은 많이 읽었네? 고향 돌아가서 귀농하게? 하는 식이었다. 극본의 디테일이 아쉬웠던 부분. 

     

    왓슨이 얽힌 사건을 셜록이 해결하면서 알게 되고 결국 같이 살게 되는데 (셜록이 주거 침입한 것에 가깝지만) 사건은 좀 미적지근하게 해결되었다. 큰 비밀이 있었던 것은 맞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시청자가 너무 빨리 알게 되는 연출이었다. 의사인 남편이 병원 옥상에서 떨어져서 사망했는데 웬일로 그 의사 부인이 너무 많이 나오고 수상한 점이 많았다. 결국 부인은 범인이 아니었지만 자살을 하도록 동조하긴 했음. BBC 셜록에서는 현대적 각색을 하면서 스마트폰도 쓰는 등, 21세기적인 요소를 많이 넣어서 흥미로웠는데, 일드 셜록에서는 그런 면은 거의 없고, 셜록의 조사원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는 남자애)이 용의자를 미행하고, 셜록이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 외의 특별한 연출은 없었다. 

     

    약간 특이했던 부분이라면 용의자에게 전화를 할 때 경찰서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셜록이 바이올린으로 사이렌 소리를 흉내 내며 연주하는 장면. 후지오카 딘이 직접 연주한 것 같은데 꽤 진짜 사이렌 소리 같았음. 중간에 멋지고 어려운 곡을 한참 연주하는 장면은 당연히 더빙이고 몸싱크(?)여서 몰입하기 힘들었다. 진짜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는 셜록이 나오지 않는 이상, 연주하는 척하는 장면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 저 사람 얼추 따라 하네? 하고 손가락 연기를 평가하게 돼서 멋있게 안 보인다 -.-;; 

     

    존 왓슨 역의 배우는 어디서 본 것 같았는데 검색해보니 J-Soul Brothers의 멤버였다. 배우들의 연기 때문인지, 각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셜록과 왓슨의 끈끈한 관계 형성이 아직 느껴지질 않는다. BBC 셜록과 끊임없이 비교되어서 아쉬움이 많긴 하지만 일단 젊고 외모가 훌륭한 셜록과 왓슨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 화도 챙겨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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