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 내 이야기는 길어 7화 리뷰 (스포 有)

밀린 일드를 몰아보는 중, 4분간의 마리골드를 보고 마음이 울적해졌을 때 '내 이야기는 길어'를 기억해 냈다. 7화의 부제는 '진 라임과 상점가' 그리고 '카레라이스와 본가'. 어김없이 미츠루의 말빨의 향연이 계속된다.  

https://www.ntv.co.jp/orebana/story/07.html

진라임과 상점가

이번화에는 꽤 소소하지 않은 일상의 변화들이 이어졌다. 연상의 부자 여친과 동거하기 시작한 미츠루가 오랜만에 집에 들렀다. 어렸을 때 모아두었던 세뱃돈이 발견되어서 찾으러 온 것. 그때 마침 부동산에서 집 가격을 책정하러 찾아 옴. 알고 보니 미츠루 엄마와 누나 아야코가 집을 팔려고 하고 있던 것. 미츠루는 집을 팔면 안 되는 이유를 주절주절 나열한다. 룸바의 본가(충전소)가 없으면 룸바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본가는 인간이 제대로 100퍼센트 충전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등 미츠루가 어그로 끄는 건 맞지만 듣고 나면 틀린 말은 아님. 미츠루 엄마는 이제 폴라리스 카페를 몇 년이나 더 운영하겠냐, 물려줄 사람도 없고 이제 나도 쉬고 싶다고 하고, 그때 아야코의 남편, 코우지가 갑자기 '제가 대를 잇겠습니다!'라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3일 전에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고백하는데, 사표쓰는 것에 대해서 자기와 의논하지 않았던 것에 놀란 아야코는 생각을 하겠다며 밤에 집을 나선다. 여기저기 산보를 하다가 코우지가 베이스를 맡겨놓은 펍에 들른 아야코. 거기서 '진 라임'을 마시면서 생각에 잠기는 아야코. 코우지는 늦게까지 아야코가 귀가하지 않자 동네방네 다니면서 찾으러 다니고, 상점가에서 베이스를 메고 걸어가는 아야코를 발견한다. 예전에 자신이 나서서 코우지의 베이스를 메고 다녔던 일이나, 코우지의 밴드 라이브가 있는 날이면 아는 가게에 광고하러 다녔던 추억을 이야기하는 두 사람. 맞지 않은 옷 같았던 영업직을 하며 힘들었을 코우지에게 직접적으로 위로를 하지는 않았지만 베이스를 집으로 가져다 준 것으로도 아야코의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리하여 집에 백수가 두명

카레라이스와 본가

요리, 개 산책, 마라톤 연습 같이 해주기 등 여친인 아스카를 외조(?)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는 미츠루. 공책을 사서 '싫지 않은 일'을 쓰기 시작한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싫지 않은 일부터 해보라는 여친의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 자신의 요리를 늘 칭찬해주며 맛있게 먹는 아스카의 모습 때문이었을까? 아스카에게 자신의 진로는 아스카를 기쁘게 해주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다. 아스카가 좋아해 줄 줄 알았는데 실망을 하자, 바로 짐을 싸서 아스카의 집을 나서는 미츠루. 바로 집에 가는 건 좀 뭐했는지 피씨방에서 하룻밤 자고 그다음 날 본가에 돌아간다. 집에 가니 바닷가에 데려다 달라는 하루미. 그 말은 하루미가 그 남자애한테 차였다는 뜻 ㅠㅠ 마침 자신도 차였다면서 같이 바닷가에 가는 두 사람. 운전하면서 말없이 눈시울을 붉히는 미츠루를 보니, 진짜 아스카를 좋아했었나 보다. 집에 가니 미츠루 엄마는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해놓으셨고 미츠루는 맛있게 먹으면서 충전을 한다. 

재미 포인트

드라마 속에서 미츠루의 궤변이 처음으로 먹히지 않은 상대가 아스카였다. 아스카도 미츠루를 진지하게 생각해서인지 미츠루의 외조 발언에 실망을 했었던 것. 아무튼 진정으로 사랑하는 상대에게는 말빨이 먹히지 않자 당황하는 미츠루의 모습이 약간 수퍼 히어로가 약점을 발견하는 장면같이 느껴졌다. 미츠루도 이길 수 없는 상대가 나타나니 이제야 좀 현실적이 된 듯. 아무튼 잔잔히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실연, 실직, 노후 문제 등 대소사가 소소히 다루어져서 좋았다. 우리네 인생도 대부분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극적인 에피소드로 채워진 다른 드라마보다 이 드라마에게 더 애정이 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