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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의 사운드 트랙 - 쇼팽 왈츠 Ab minor Op. 69 no. 1
    음악•소리•팟캐스트 2020. 2. 27. 22:10

    작곡을 공부했지만 난 피아노를 잘 못 친다. 한국에서라면 나 같은 사람은 작곡과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듯. 피아노를 어렸을 때부터 배웠지만 잘 못 쳤고 그래서 늘 혼났고 그래서 싫어졌다. 그러다가 바이올린으로 환승 이별. 다시 피아노를 즐겨 치게 된 것은 중학교 때 즈음이었다. 좋아하는 팝송을 치고 싶어서 코드 반주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당시 집에는 엄마가 어딘가에서 아주 싼 가격에 구매한 클래식 시디가 많이 있었는데 우연히 쇼핑의 왈츠곡만 들어있는 시디를 발견하고 즐겨 듣게 되었다. 피아노만으로 연주되고 템포도 빠르지 않기 때문에 나도 칠 수 있지 않을까 악보를 구했는데 내 실력으로 칠 수 있는 곳은 몇 곡 되지 않았다. 그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 바로 이 곡. 쉬운 곡이지만 멜로디가 참 예뻐서 다른 쉬운 곡들을 칠 때 느껴지는 아쉬움이 없다. 일부러 쉽게 만든 곡이 아닌, 이 자체로 완벽한 곡인 것이다. 아직도 가끔 쳐보는데 역시나 한 음 한 음 예쁘고 사랑스럽다. 분명 쇼팽의 마음에 사랑이 꼭 꼭 채워져 있던 시기에 작곡됐을 거라고 확신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bBELcBzBh3E

    이미지 출처

    내 기준으로 체르니 30번 정도면 연주할 수 있을 듯

    이 곡에 특별히 더 애착이 가는 이유가 있는데, 이 시디를 반복 재생하면서 읽었던 어느 연애 소설 때문이었다. 미국 70년대경의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들로 채워진 책이었는데 쇼팽의 왈츠들이 배경 음악이 되어서인지 영화를 보는 듯했다. 그 느낌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내 안에 저장되어 있다. 그 책이 무엇이었을까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검색을 했지만 아직까지는 찾지 못했다. 소년과 소녀가 레모네이드와 콜라를 마시면서 데이트를 하고 설레어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음료수, 젊음, 순수한 사랑과 이 왈츠의 청량감이 잘 맞물렸던 것 같다. 이야기의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그 순수했던 느낌만은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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