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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쇤베르크 - 정화된 밤
    음악•소리•팟캐스트 2019. 10. 8. 02:00

    나는 로맨티시스트다. 솔메이트, 운명적인 사랑이란 표현에 끌린다. 이런 나의 정서를 극대화시키는 음악이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vqODySSxYpc

     

    쇤베르크가 12음계의 세계로 떠나버리기 전 남긴 보석같이 소중한 작품이다. 현악 6중주라는 흔하지 않은 구성인데 또 이게 딱이다. 현악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버전도 있지만, 현악 6중주가 만들어내는 비밀스러운 친밀감에는 비교되지 않는다.

     

    이 곡의 기초가 되는 것은 시 한 편. 시 속에는 두 남녀가 달 빛 아래서 산책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평범한 데이트가 갑자기 여자의 고백에 막장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돌변한다. 난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하아...... 남자는 한동안 말이 없다. 한참 후에야 입을 떼는 남자. 난 당신과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요. 그 아이까지도 내가 사랑할게요. 여자는 울음을 터뜨린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 시의 내용을 알고 나서 음악을 들으면 한 음 한 음이 로맨틱하게 들리게 된다. 고백하기 전까지의 여자의 심정은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 고백을 들은 남자의 머릿속은 오만 가지 생각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쳤겠지. 하지만 그의 큰 사랑이 그 모든 걸 다 덮었고 그 밤의 달은 더 아름답게 빛났으리라. 정화된 밤. 남자의 순결한 사랑이 모든 것이 아름답고 순수하게 바꿔버린 것이다. 

     

    절절한 사랑을 표현한 애절하고 격정적인 선율. 이 곡을 들으면 죽어가는 연애세포가 촉촉이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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