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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를 보고 있었지 너와
    단상 2020. 3. 6. 04:02

    새벽에 잠이 깬 이후 결국 5시까지 말똥말똥 깨어있게 되었다. 다시 잠이 들면 안 될 것 같아서 이것저것 하다가 결국 블로그에 들어왔다. 아주 먼 옛날에 만들었던 곡을 원테이크로 쳐서 올려본다. 내가 유일하게 만든 러브 발라드. 

    유튜브 링크

    바다를 보고 있었지 너와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였나, 아니면 휴학했을 때였나? 며칠 동안 침대에 누워서 소설 비스무리 한 것을 끄적였던 때가 있었다. 별 것 아닌 이야기인데 나름 심경의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했다고 뿌듯해했던 기억이 난다. 몇 년 후에 다시 읽어보니 유치 찬란한 나의 순수함에 감탄을ㅋㅋ 여주인공이 무슨 시험에 떨어지고는 친하게 지내던 남사친과 바닷가로 여행을 가는데 큰 해프닝 없이 일박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여자가 갑자기 식중독이 걸려서 병원에 가게 된다. 하필 병원이 없는 동네라 고생하며 병원을 찾아 헤매면서 둘만의 추억이 많아지고,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두 사람이 친구에서 연인으로 선을 넘게 된다는, 지금 생각하면 아주 일본 영화스러운, 밍밍한 전개. 그 이야기의 마지막이 남주인공이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인데 그 노래를 위해서 만든 게 바로 이 곡이다. 

    노트 위에 가사를 끄적이고 나서 흥얼거리면서 멜로디를 붙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멜로디가 맘에 들어서 그 후로도 종종 불렀던 것 같다. 그러다가 계속 수정을 거듭해서 지금 버전이 완성. 연주곡이나 CCM만 작곡했던 나에게 유일한 러브 발라드라서 개인적으로 소중한 곡인데 밴드를 했었을 때 한 두 번 연주하고, 구 밴드 멤버가 맘대로 하드롹으로 편곡해서 다른 밴드에서 연주하기도 한 추억과 사연도 있는 곡. 러브 발라드이지만 내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어서, 부를 때마다 떠오르는 감정의 찌거기 같은게 전혀 없다. 시점도 남주의 시점이라 가사도 감정이입도 안되고 덕분에 나에게는 담백하게 음악으로서만 존재하는 곡.

    진지한 가사라 궁서체

     

     

    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누군가 이걸 단편 영화로 만들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 곡만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깔리면 나로서는 대 만족일 텐데. 크레딧에 음악 담당으로 이름 올라가는 거 그거 참 해보고 싶네. 

     

    덧. 누군가 이 노래를 불러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려나? 댓글에 메일 남겨 주시면 악보 그려서 보냅니다~ 그저 녹음한 파일만 개인 소장용이나 블로그 공개용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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