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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드] 본대로 말하라 1편 - 12편까지 리뷰 - 스포 多
    영화•드라마•애니•만화 2020. 3. 16. 19:55

    '스토브리그'가 끝나고, 볼 한드가 없어서 방황하던 차에 '본대로 말하라'를 보기 시작했다. OCN의 장르물은 대부분 퀄리티가 좋다는 인상이었고, 소녀시대의 수영이 제대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흥미가 생겼다. 수영이 '핑쳐링'이라는 포토그래픽 메모리?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이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는 특수 능력의 소유자라는 설정이 특이하면서도 능력치가 뛰어난 한 캐릭터에 의존하는 편히 가는 드라마인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주인공인 차수영(수영)에게는 어머니를 뺑소니 사고로 잃은 아픈 상처가 있는데, 그 범인을 잡기 위해서 경찰이 되고 또 광수대에 지원하게 된다. 또 한 명의 주인공 오현재 (장혁)은 약혼녀를 잃은 아픔과 사고로 얻은 육체적 상처로 인해 어두운 아지트 안에서 숨어 사는 천재 프로파일러 역할로 나온다. 능력자가 두 명이나 되니 엄청난 사건들을 다 쉽게 해결하겠지? 그런데 사건들이 만만치가 않다. 거기다가 덱스터 급으로 잔인하다. 

    드라마의 분위기가 딱 이 포스터 느낌

    첫 두 편에서 다뤄진 사건은 오현재가 무선으로 수영에게 지시를 하고 수영은 본 것을 말해주며 밖에 나갈 수 없는 오현재의 '눈'이 돼주는 역할을 맡는다. 장혁의 기가 막힌 프로파일링과 수영의 끈질김과 용기가 합해져서 사건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나 했는데... 

    알고 보니 다 오현재의 계획이었다!! 범인을 도발해서 폭주하게 하고, 결국 자신의 아지트로 불러들인 것. 휠체어에 앉아 있고, 또 눈도 보이지 않은 장혁이 혼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나 싶었는데, 장혁이 멀쩡하게 서서 범인보다 더 잘 싸운다 ㅋㅋㅋ 이런 반전이 있나. 사실 중간중간에 힌트는 있었던 것 같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의 집의 벽에 포스터가 붙여져 있을 리는 없잖아 약혼녀를 교통사고로 죽게 만든 범인에게 누가 시켰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윗 포스터에서 젤 왼쪽, 카리스마 쩌는 황 팀장님 총을 쏴서 그 범인은 혼수상태에 빠진다. 황 팀장은 오현재의 약혼녀와의 친한 언니로 두 사람을 소개해준 장본인. 김혜수의 슬림 버전이랄까, 나 왜 이 배우 모를까 싶게 외모와 포스가 쩐다. 아무튼, 여성 형사 캐릭터들은 많을수록 좋다. 

    중간중간 다른 사건들이 있었던 것 같지만 건너뛰고  광수대에 복귀한 오현재는 황 팀장, 수영과 함께 조직 폭력배의 두목이 관련된 사건을 맡게 되는데 범인이 의외의 사람인 것이 밝혀진다. 복기해보니 모든 사건이 이런 식이다. 수영은 열심히 본 대로 다 말하지만 결국 본 것의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단서들이 있고 범인은 보이는 사람이 아닌 의외의 사람으로 밝혀진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것이다. 하나하나 사건을 해결해 나갈수록 최종 보스에 대한 작은 단서들을 얻어 나간다. 조각조각 퍼즐을 이어 맞추는 재미가 있다.  

    1편부터 12편까지 짧은 시간 너무 몰두해서 봐서 그런가. 잔인한 장면이 많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아픔들이 너무 절절해서 에너지 소모가 많은 드라마이다. 그런데 재밌어서 멈추질 못함. 

    아쉬운 요소 몇 가지

    - 초반에 장혁이 아지트에서 웃는데 너무 가식적이다. 아니 만화적, 애니적이라고 해야 하나? 일본 만화 영화에 나오는 악당의 작위적인 웃음소리가 너무 거슬린다 ㅠㅠ '으하하하하' 이런 식. 연출가가 시켜서 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과장된 연기톤이 심각한 분위기에 안 어울림. 

    - 잔인한 장면이 너무 많음 ㅠㅠ 덱스터도 잘 봤는데, 한드에서는 이런 장면을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지 꽤 불편하다 ㅠㅠ

    - 음악이 극과 극이다. 서정적이고 절절한 발라드가 나왔다가 공포영화st 사운드 트랙이 깔린다. 음악이 '너 여기서 슬퍼해라, 여기서는 무서워해야지'라고 시키는 것 같아서 방해됨. 

    그럼에도 계속 보게 되는 이유 몇 가지

    - 수영의 연기가 좋다. 드라마의 분위기와 잘 녹아들어 가고, 수수한 차림이면서도 눈빛이 살아있다. 수화하는 연기도 자연스럽고, 드라마 속 캐릭터처럼 진짜 속이 깊고 착한 사람일 것 같다. 아니라면 연기 엄청 잘하는 거고. 

    - 역시 장혁은 장혁. 비주얼과 목소리가 어두운 역할에 딱이다. 싸우는 액션신도 멋짐. 웃음소리만 어떻게 좀

    - 조연들이 다 연기 잘한다. 같은 팀의 허당 형사, 투덜이 형사, 나쁜 형사, 다 개성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발산한다. 난 연기에 대해 잘 모르지만 현실에서 있음 직해 보이면 연기 잘하는 거 아닌가?

    - 탄탄한 극본. 반전의 반전. 또 반전. 작가가 한 명이라면 엄청난 노력이나 재능의 소유자인 듯. 나무위키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최종 빌런의 이름이 '요한'이라는 데서 일본 만화 '몬스터'가 연상이 되었다. 여러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 작품을 쓴 듯. 

     

    12화 스포

    12회를 보다가 잠이 들었는지 13회를 보다가 깜짝 놀랐는데 최종 보스의 정체가 12화 말에 밝혀진다. 범인은 꼭 의외의 인물이지만 또 항상 거기에 있었던 인물. 티 안 나게 등장인물의 출연을 조정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암튼, 나한테는 반전이었음. 이제 13회랑 14회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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