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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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짧은 행복단상 2019. 10. 17. 02:00
'고양이가 침을 흘리는 것은 절대 정상이 아닙니다. 당장 병원에 가세요' 라는 글귀를 읽고서야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다음날 저녁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평소에 치매와 노화의 징조가 보이기는 했지만 심해보이지는 않았는데 최근 몸에 뭔가를 많이 뭍히고 다니는게 신경이 쓰이긴 했다. 알고 보니 침을 줄줄 흘리고 다녀서 발과 몸에 다 뭍었던 것이었다. 난 그건 것도 모르고 작년에 빠진 이빨들 사이로 침이 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렸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다가 위에 글귀를 읽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의사는 오스카를 보더니 금새 표정이 안좋아졌다. 의사가 손가락으로 오스카의 입을 벌리니 그제서야 심각한 상황의 잇몸이 보였다. 왜 난 몰랐던 걸까? 의사는 의자에 앉으라고 권했다. 더 이상 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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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즐겨 찾은 유튜브/팟캐스트/커뮤니티단상 2019. 10. 6. 02:00
2019년 나의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려면 내가 어떤 유튜브, 팟캐스트를 즐겨 찾고 커뮤니티를 들락날락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페북이나 인스타 등 SNS를 안 하는 만큼 이 세 가지는 내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마도 연말까지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 같아서 일찌감치 정리해두려 한다. 유튜브 1. 미니멀 유목민 https://www.youtube.com/user/parkkunwoo1984 미니멀유목민 적은 소득으로 많은 자유와 여행을 즐기는 미니멀라이프. www.youtube.com 여행작가 박작가 미니멀리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미니멀 유목민의 채널. 여행 가이드로 몇 개월 바짝 일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따듯한 나라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이 시대의 유목민이다. 아마도 소싯적에 비주얼계 락밴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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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은 위험해단상 2019. 10. 5. 02:00
요새 한참 어느 전 국회의원이 뉴스에서 거론되고 있다. '7막 7장'을 쓴 바로 그 사람. 그 책을 읽고 미국 유학에 대한 동경을 키웠었던지라 그의 대권에 대한 야망도 익히 알고 있었다. 이제 그 꿈에 닿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패기 넘치던 유학생활의 주인공이 졸업 성적 위조를 비롯한 여러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 되었다는 사실에 한없이 씁쓸함을 느끼고 있다. http://item.gmarket.co.kr/Item?goodscode=767400231 그 당시 성공수기를 출판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모양인지 난 무려 BBK 사건에 연루되었던 에리카 김과 이명박의 자서전도 읽었었다. 아이비리그인 코넬 대학교를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이야기가 담긴 '나는 언제나 한국인'. 같은 코넬 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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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업 코미디단상 2019. 9. 28. 01:00
교회에서 자선 단체를 위한 모금을 위해서 주최한 스탠드업 코미디에 다녀왔다. 과연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즐길만한 코미디가 가능한 것인지 은근히 불안했다. 보통 스탠드업 코미디라면 낯 뜨거울 정도의 야한 농담, 특정 그룹을 비꼬는 내용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교회 행사에 맞는 건전한 코미디언들이 있기는 한 건지, 그런 코미디가 과연 웃길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메인 코미디언은 맨 마지막 순서였고 앞 순서에는 세명의 코미디언들이 짤막하게 순서를 맡았다. 한 농담을 끝내고 그다음 농담을 시작하는 그 몇 초의 시간이, 지켜보는 나에게는 몇 분처럼 느껴졌다. 방금 농담 반응 별로였나? 수위 조절에 실패한 것 같은데. 그럼 다음엔 뭘 하지? 코미디언들의 동공의 움직임,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재빨리 머릿속 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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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스텝단상 2019. 9. 21. 02:00
https://brunch.co.kr/@aiross/186 아주 작은 반복의 힘, 스몰 스텝 스몰 스텝 스케치 #06. | 나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세 줄을 쓴다. 그날의 좋았던 일, 안 좋았던 일, 그리고 내일의 다짐을 단 세 줄로 요약해 쓴다. 아무리 피곤해도 5분이면 족한 의식, 잠들기 전 특히 게을러지는 나도 이 세 줄은 가능했다. 몇 달이 지나가자 무의식 중에도 끄적일 수 있었다. 그 때는 몰랐다. 이 세 줄이 나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게 되리라는 것을. 이 작은 반복 brunch.co.kr 즐겨 듣는 팟캐스트 '실용 식당'에서 알게 된 '스몰 스텝'이라는 책이 있다.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을 매일 쌓아가면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요즘 뭐든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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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블로그 다시 시작하다단상 2019. 9. 17. 19:52
http://www.podbbang.com/ch/17431 '실용 식당'이라는 팟캐스트에서 블로그 하기를 적극 권장하는 책을 소개하는 방송 (57-1 김민식/매일 아침 써봤니?)을 들었다. '실용 식당'에서 소개된 다른 책들의 영향 때문에 요즘 뭐든 바로 실천해보는 중이라 방송을 듣고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심! 티스토리가 좋다고 해서 가입하려고 했더니 벌써 가입이 되어있었다! 2013년에 쓴 글들을 읽어보니 내가 쓴 게 맞나 싶게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왜 그만두었는지도 전혀 생각이 안 난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생각들이 낯설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지난 6년 동안 꾸준히 썼으면 좋았을걸 하고 아쉬움이 든다. 오늘부터 열심히 쓰면 6년 후에는 후회하지 않겠지 뭐. 티스토리에 가입하려고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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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단상 2013. 3. 17. 18:23
내 첫사랑은 유치원에서 만난 한 남자애였다. 활달한 성격에 뽀글뽀글 파마를 했었고, 호랑이 그림을 잘 그렸던 것 같다.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그 남자애를 귀찮게 하며 '나한테도 호랑이 그림 그려줘'라고 따라다녔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림은 그려주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때, 조금 호감이 있는, 아니, 내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 그러나 아마도 착각이었던 - 남자 사람이 있었다. 미술 쪽 전공이었는데, 가끔, '나도 그거 하나 만들어 줘'라고 지나가는 말로 부탁을 했었던 것 같다. 내심 그걸 만들어준다면 그가 내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게 확실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기대를 했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받지 못했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씁쓸하군. 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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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게 - 누구의 팬이신가요단상 2013. 3. 10. 13:47
제목 :[바낭] 누구의 팬이신가요?2013-02-26 13:11 이름 :OscarP조회 수 1821스크랩듀게의 여러 게시물을 접하면서 제 자신이 누구의 팬인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돌 팬 분들도 많이 계시고 특정 영화배우의 팬이시라 사진이나 근황을 올리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런데 저는 딱히 누구의 팬이라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이 거의 없어요. 팬심(?)이라는게, 동경과 호감만으로 이루어진 순수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잘 하고 싶은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알게되고 관심이 생기면 작품이나 자료를 찾아보고, 관련 기사나 글이 나오면 다 섭렵합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팬질조차 넘은 스토커수준의 정보수집을 하면서 누가 물어보면 팬은 아니라고 하는 거죠. 나 자신을..